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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omi 고소미

18 February – 31 March,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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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ected Works

Introduction

고소미의 작품은 언제나 하나의 풍경 속으로 이끈다. 그 풍경은 마치 피할 곳 없는 꿈속처럼 나를 끌어들인다. 그 곳은 하나의 세계다. 문이 닫혀버린 세계. 아니 내가 닫아버린 내 심연(深淵)의 세계이다. 외면하고 싶은 기억,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 답이 없는 질문들을 접어 나도 찾을 수 없게 밀어 넣어두었던 바로 그 곳이다. 그 곳에는 흑백의 꿈처럼 기억의 형상들이 떠 있다. 잃어버리고 싶은 기억의 형상들 속에서 두려움을 안고 길을 찾아 헤매인다. 기억의 형상들이 내 곁을 스친다. 내가 기억의 형상을 스친다. 따갑다. 쓰라린다. 내려다보니 어느새 피가 맺혀있다. 길은 없는 듯하다. 헤매이다 지쳐 멍하니 내 기억의 방울을 쳐다본다. 날선 시린 기억들… 눈물이 차오른다. 피가 흐른다. 날카롭던 기억들은 어느새 내 피와 눈물에 젖어 일그러지고 퇴색된다.

눈물 넘어 멀리 바깥의 내가 보인다.
문 너머의 나는 여전히 기억의 형상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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