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CARIN에서는 7월 4일부터 27일까지 손몽주의 HORISON 호라이즌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2019년부터 진행해 온 부표 작업을 망라한 것으로 미디어와 설치 작업을 병행한 다채로운 전개 방식을 보여 준다. 손몽주의 ‘수평선’은 유영하는 부표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다. 2021년 카린에서 선보였던 바다그네, 그리고 떠다니는 조각들에서 또 한 차원 나아가고 있다.
SPACE#3 벙커에 설치된 싱글 채널 프로젝션 매핑 비디오는 육지에 선 인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수평선이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에서 유영하는 부표가 바라보는 풍광을 보여 준다. 수평선, 그리고 변화하는 파도와 자연, 종종 만나게 되는 또다른 부표, 배, 혹은 다른 존재들을 초연히 바라본다. 작가는 이 상처투성이의 모나고 부서지고 둥글어진 부표가 씩씩하고 당당한 표정이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았다. 거스를 수 없는 세월의 휘몰아침 속에서 인간의 의지란 나약하기 짝이 없다. 어떤 행동이나 노래도 거친 파도와 폭우 속에서 무력하게 무너진다. 하지만 작가는 또다시 떠오르고야 마는, 어제의 폭풍우를 지나 보내고 다시 작열하는 태양과 잔잔한 파도, 간혹 몸을 움직여 주는 기분 좋은 바람에 몸을 싣고 초연히 부유하는 부표에 인간을 투영하고 싶은 지 모르겠다. 무표정하게 움직이는 시선이, 어느 노장의 토닥거림 같기도 하다.
장소성을 중시하는 작가는 이번 매핑의 대상으로 송도의 지형을 선택했다. 대가리섬과 주전자섬과 같이 돌출된 도서가 수평선의 모양을 올망졸망 만들고 있고, 인간의 색상과 도구도 거칠고 엉성하게 자연에 선을 긋고 구획하는 바다이다. 작품은 바다 저쪽에서 인간의 공간을 향한 부표의 시선을 경험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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