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허보리 Hur Boree

구포성심병원 달력 제작

2024

허보리는 인간의 삶을 빠르게 돌려보기 하듯, 꽃이 피고 지는 순간을 캔버스 위에 충실히 담아낸다. 이름 모를 규칙과 한계에서 벗어난 허보리의 식물은 캔버스 위에서 이리저리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신의 존재감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자신이 가지는 생의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끝을 알 수 없이 깊숙이 우거진 식물은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붓터치와 다양한 색의 조합으로 캔버스 위에 표현되면서 관람자에게 일상에서 벗어난 신비로운 세계를 제공한다.

"영원할 것 같았던 녹음이 잠깐의 찬바람을 못이기고 이파리가 우수수 떨어지는 이런 식물 격동적 싸이클의 반복은 인간계의 시간 흐름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하는 아주 효과적인 비유적 대상이다. 그는 식물을 다루는 작업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희로애락 그리고 그 반면 놓칠 수 없는 인간의 한결 같은 삶의 의지나 에너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매번 찾아오는 배고픔과 끼니를 챙기는 것,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면 졸려 잠에 들고, 햇빛에 눈이 부셔 일어나는 이 모든 것이 진심으로 집 바깥의 비바람을 맞는 어떤 나무의 하루와 같은 삶이라 생각된다." -작가노트